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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힌디 미디엄 본문
드라마, 코미디
인도
134분
영화의 전반적인 이야기 흐름은, 자본주의 구조 속 지배 이데올로기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들의 욕망이 배경적으로 작동한다. 화폐라는 매개체로 무엇과도 교환 가능성이라는 이념에 물들어버린 사람들과, 계급의식에 따라 사람들 간에 차별을 당연시 여기는 사회 풍토 속에서, 주인공 부부는 경험적 주체로서 양 극단의 환경을 경험하게 된다. 이후 바트라는 지배계급의 이익구조를 공고히 하는 규범성을 파괴하는 인물이 된다.
우선 환경적인 요인들을 살펴보면, 영화에서 계급 재생산의 수단은 교육이다. 그래서 아내 미트호는 딸을 명문 사립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해, 고액의 컨설팅, 위장 전입 등을 감행한다. 또한 모국어보다는 영어로 말하게 하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 딸과 즐겁게 춤추는 남편을 제지한다. 이를 통해 사람들의 위선과 허례허식으로 가득 찬 사회에 대한 비판적 관점을 나타내며, 영화 제목 Medium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사람들이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무엇을 중요시 여기는지에 대한 관념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인도의 교육에 대한 과도한 열망은 전혀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최근 TV에서 방영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끈 ‘SKY 캐슬’에서 보여준 입시에 대한 시선과, ‘강남 8학군’, ‘대치동 맘’같은 용어들은 우리들에게 일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도와 우리나라는 종교나 기후, 관습 등이 상이한데, 왜 이같이 비슷한 모습의 풍토를 띠게 되었을까?
이는 아마도 자본주의의 환경을 동질화, 획일화, 균질화 시키는 속성에 있을 것이다. Medium의 뜻 중에 ‘중간의’ 같이 문화의 특수성을 보존하기보다는 자본주의라는 하부구조에 따라 이데올로기, 법, 문화 같은 요소들을 변화시켜서 전 세계를 무색무취의 형태로 비슷하게 만들고 있다. 타인의 욕망을 욕망한다는 인간의 본성과 자본주의가 신자유주의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후, 이러한 요소들이 결합해 더욱 가속화되어 나타났는데, 영화에서 미트호가 사립학교에 딸의 입학원서를 접수한 뒤 합격기원 기도를 드리러 사원을 가는데, 여러 종교를 돌아가면서 기도를 한다. 결국 자본주의에서 종교는 화폐가 되어버린 것이다. 화폐의 물신성에 기존의 종교는 종속되어 자본의 힘에 따라 좌지우지된다. 우리나라 대형교회들만 봐도 세속화되어 혹세무민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딸 피아의 사립학교 입학은 실패하게 된다. 그래서 바트라와 미트호는 RTE(교육받을 권리)를 이용해 입학시키기 위해서 빈촌으로 이사 가게 된다. 이 또한 Medium의 뜻 중에 ‘특정 목적을 위한 도구’로 바라보는 가치관의 반영이다. 그리고 이 RTE 제도도 냉정히 보면, 지배계급이 피지배계급의 반발을 억제하고 계급 이동의 희망을 보여주기 위한 수단으로 작동한다. 영화에서 바트라가 부정 입학했다는 사실을 고백했음에도 불구하고, 교장이 오히려 괜찮다고 말하는 대목은 RTE 제도에 대한 비판점을 시사한다.
빈촌으로 이사 가게 된 바트라와 미트호 가족은 처음에 동네 주민들의 환대를 거부한다. 이러한 행동은 동네 사람들이 비위생적이라 생각해서 그랬을 수도 있지만, 도시의 개인주의화, 고립화는 속성과 맞닿아 있다. 그래서 군중 속에서 고독을 느끼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대변하듯, 처음에는 사람들과 마찰을 일으키고 잘 어울리지 못한다. 그러나 품위를 중요하게 여겼던 미트호도 물을 얻기 위해 무례한 아줌마와 싸우고 쌀 배급사랑 다투는 등 생존을 향한 인간의 본능을 보여준다. 그래서 사람은 환경에 따라 또는 경험한 사건에 따라 사람들의 사고와 행동이 달라질 수 있는 ‘중간적인 존재’인 것이다. 특히 샴프르 카시와 툴시 부부에 의해 큰 영향을 받게 되는데, 자신들도 어려운 처지에서 타인을 도와주려는 선의에 대한 감정과 태도에 대해 알게 된다. 입시 컨설턴트에게 주입받은 빈곤과 나눔에 대한 개념과 직접 경험하고 피부로 느낀 빈곤과 나눔은 절대 같을 수가 없기에, 바트라와 미트호는 서서히 변화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윽고 샴프르는 우연히 바트라의 정체를 알게 되고, 신고하겠다고 학교를 찾아가다가 딸 피아를 보고 다시 발길을 돌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트라는 자신의 잘못을 진심으로 깨닫고 사람들 앞에서 밝히겠다는 결심을 한다. 바트라는 사립학교 학부모들이 공립학교 학생들이 펼친 공연을 감탄하면서 봐놓고, 막상 공립학교 학생들임을 알게 되니 침묵으로 일관하는 모습 앞에서 그간의 세태와 현실을 비판한다. 그럼으로써 환경과 이념에 동화되어 충실히 복무했던 존재가 자신을 옭아맸던 족쇄를 풀고, 자기 상승 또는 자기 극복을 경험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기존 규범성의 이탈자가 되어 무리에서 배척받을지언정, 본인 스스로에게 당당하고 인간이 물질로만 살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영화 속 피아를 비롯한 아이들은 사람들의 처한 조건에 영향받지 않고 잘 어울린다. 오히려 부촌에 있을 때, 피아가 영어를 쓰지 않고 힌디어를 쓴다는 이유로 다른 아이의 엄마가 피아와 못 어울리게 하는 모습을 보인다. Medium의 뜻 중에 ‘생명 성장을 위한 매질’이라는 뜻이 있는데, 이는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라는 말처럼 아이에게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부모 역할의 중요성을 가리킬 수 있다. 니체가 어린아이를 이상적 존재로 지시했듯이, 아이들은 세상을 순수하고 선입견과 편견 없이 세상을 바라보는데 어른들이 그어 놓은 경계로 인해 관계는 왜곡되고 변질되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영화는 현시대의 자본주의 속 야기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비판을 하는데, 코미디 요소들을 많이 차용하여 분위기를 밝고 유쾌하게 하면서 관객의 마음을 마냥 무겁게 만들지 않는다. 그래서 주제와 연출의 대비가 오히려 더욱 큰 효과를 가져오는 측면도 있다. 또한 가장 보편적인 뜻으로 Medium을 ‘대중 전달용 매체 수단’으로 사용하는데, 이는 이 영화가 예술의 정치화적 요소를 담고 있는 영화인만큼 대중에게 현 세태 고발이라는 특성을 함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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