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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군주론

Jo_um 2023. 10. 4.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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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국에서 군주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니콜로 마키아벨리가 유형과 상태에 따라 분류하여 로렌초 데 미디치 왕에게 헌정한 책이다. 마키아벨리가 주장하는 좋은 군주의 행동 덕목과, 통치 전략의 목적은 권력을 장악하고 유지하며 확대를 추구하는 것이다. 그래서 종교 및 윤리의 영역으로부터 정치 영역은 분리되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정치는 사후 세계가 아니라 현실 세계가 그 대상이고, 그러므로 현실 세계에서 존재하고 있는 실제적인 현상을 다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본 사상을 바탕으로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에서 자신의 주장을 체계적인 방법으로 전개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구체적인 상황에 대한 논평 형식을 취한다. 책의 시작은 군죽국의 종류와 여러 상황에 따라 달리해야 하는 통치 방식에 대해 역설한다. 그런 뒤에, 용병과 지원군이 아닌 훌륭한 군대를 보유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주장한다. 여기까지 제도와 상황에 따른 체제적 측면에서 다루었다면, 16장부터 제19장까지는 군주의 품성과 행동 양식에 대해 말한다. 끝으로 마키아벨리의 운명에 대하는 자세와 사상을 살펴보며 책이 마무리된다.  

우선, 그는 군주국의 종류를 신생 군주국과 세습 군주국으로 나누고, 후자가 전자 보다 훨씬 유지하기 쉽다고 주장한다. 또한, 자신의 무력과 능력으로 획득한 신생 군주국, 다른 세력의 무력과 호의로 획득한 신생 군주국 등으로 나누며, 정복자가 새로 획득하여 본국에 병합한 영토가 본국과 동일한 언어권 지역에 있는가, 그렇지 않는가에 따라 통치 방법을 달리하는 변화성을 보여준다. 그리고 식민지 건설, 약소 국가에 대한 외교술, 전쟁은 피할 수 없다는 점 등을 미루어 보아 마키아벨리는 앞에서 언급했듯이, 윤리와 도덕에서 벗어나 정치를 독립적으로 바라보았다. 더군다나 합병 이전의 법에 따라 살아온 도시나 군주국에 대한 통치 방법으로, 세 가지를 제시한다. 첫째, 그들의 법을 없애는 방법, 둘째, 직접 통치를 하며 그 국가에 거주하는 방법, 셋째, 이전의 법에 따라 생활하게 하면서 공물을 바치게 하고, 새로운 군주와 지속적인 우호 관계를 유지하는 과두 정부를 수립하는 방법이다. 이에 대한 설명으로 스파르타 인과 로마 인을 제시한다. 이 장에서는 마키아벨리가 지극히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관점으로 정치를 활용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군사적 측면에서, 마키아벨리는 세습 군주국, 복합 군주국, 신생 군주국 어떤 형태를 취하든, 모든 국가의 중요한 토대는 훌륭한 군대와 법을 가지는 데 있다고 한다. 그는 훌륭한 군대 없이 좋은 법률을 가지기는 불가능하며, 훌륭한 군대를 가지고 있기만 하다면 좋은 법률은 따라오기 마련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군주가 국가를 방어하기 위해서라면 용병은 무익하고, 나아가 용병에 의전하는 어떠한 군주도 자신의 영토를 통치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와 관련하여 그는 용병들을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용병과 외국의 원군은 아무런 쓸모가 없으며 위험하다. 자신의 영토를 보전하기 위해 용병에 도움을 청하는 군주는 결코 안정적이고 안전한 통치를 할 수 없다. 용병은 분열되어 있고, 야심에 차 있으며, 기강이 서 있지 않고, 신의가 없기 때문이다.”이 대목을 보며, 1894년 조선에서 동학농민운동이 일어났을 때, 자국의 의병을 막기 위해 조정에서 청나라를 끌어들여, 일본에게 또한 침략을 구실을 만들어 준 사건이 겹쳐졌다. 이는 다음과 같은 주장에서 더욱 잘 알 수 있다. “지원군이란 외부의 강력한 세력에게 도움을 청했을 때, 군주를 지원하기 위해 파견하는 형태의 군대로, 용병처럼 도움이 되지 않는 군대이다. 지원군에 의존하는 자에게는 이롭지 못한 결과가 생긴다.”이러한 맥락에서 마키아벨리는 군주가 국가를 잘 방어하고, 안정적인 통치를 하기 위한 자국군의 필요성을 『군주론』의 12, 13, 14장에서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 마키아벨리는 자신의 힘에 기반하지 않는 명성이나 권력만큼 허약하고 불안한 것은 없다는 믿음을 가지면서 군주의 확고한 토대는 자신의 군대임을 강력하게 주장한다.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의 제7장에서 체사레 보르자를 신생 군주의 모범이며, 미래 이탈리아의 강력한 새로운 군주로서 제시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는 국가를 성공적으로 방위하고 국민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필요한 정치적 도덕을 주장한다. 발렌티노 공작이 행한 모든 활동을 검토하며, 그에게는 비난받을 점이 없다고 한다. 그러면서 신생 군주국의 군주는 발렌티노 공작의 행적을 본보기로 삼아서 다음과 같이 행동할 필요가 있다고 하는데, , 적에게는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동맹을 맺어 정복하며, 무력이나 기만으로 주민들로부터 충성과 두려움을 확보하며, 해를 가하거나 가할 수 있는 자들을 무력화시키거나 말살하고, 과거의 낡은 제도를 새로운 제도로 개혁하고, 엄격하면서도 친절하고, 관대하면서도 대범해야 하며, 충성스럽지 못한 군대라면 해체하여 새로운 군대를 조직하고, 왕이나 다른 통치자들과 동맹 관계를 체결하여 그들이 기꺼이 당신에게 호의를 베풀게 하거나 해를 가하는 것을 주저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다음 군주의 덕목으로 제15장에서는 군주의 행동 방법으로, 꼭 해야만 하는 일을 게을리하는 군주는 권력을 잃게 된다고 한다. 어떤 상황에서나 선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사악한 자들에게 둘러싸여 곧 몰락하게 된다며, 권력을 유지하고자 하는 군주라면 부도덕하게 행동하는 방법을 알아 두어, 필요할 때 그것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성인군자라면 바람직하겠지만, 인간이 지닌 한계 때문에 이 모든 것을 준수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마키아벨리는 제18장에서 위대한 업적을 달성한 군주는 자신이 한 약속을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인간들을 능수능란하게 혼란을 줄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인물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역사적으로도 이러한 군주가 신의를 지키는 자들에 대항하여 승리를 거두었다는 점을 언급하고 있다.

또 다른 군주가 가져야 할 행동 덕목으로 『군주론』의 제16장에서는 인심이 후함과 인색함에 관해, 17장에서는 잔혹함과 인자함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우선 인심에 대해 살펴보면, 군주가 자신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는 인심이 후하다는 미덕을 실행하면서 동시에 인심이 후하다는 평판을 누릴 수 없기 때문에, 처음부터 인색하다는 평에 대해서 두려워하지 말하야 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현명한 군주라면 시민들의 재산을 빼앗지 않고도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가난해지거나 경멸당하지 않기 위해, 그리고 탐욕적으로 되지 않기 위해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색하다는 평판을 듣는 것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아야 한다고 하는데, 이는 우리의 기본 관념과 매우 배치되는 점이라고 볼 수 있다. 다음으로 사랑받는 것과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좋은가에 대한 문제를 자비로 인한 혼란보다 잔임함으로 인한 질서가 낫다는 주장을 한다. 체사레 보르자 또한 잔인했지만, 그가 취한 엄격한 조치로 인해 로마냐의 질서는 회복되고 통일되었으며, 나아가 평화롭고 충성스러운 지역이 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현명한 군주는 자신의 시민이 결속하도록 하고 충성을 바치도록 유지할 수만 있다면 잔혹하다는 평판을 듣는 것을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역설하며, 한니발을 예로 들며 그가 부하들로 하여금 항상 존경과 두려움을 가지게 한 그의 비인간적인 잔혹함이 없었더라면, 그의 다른 능력들만으로는 그러한 성과를 올리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군주가 단지 두려움의 대상이 된다는 것만으로는 자신의 권력을 안정하게 유지하기는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제19장에서는 경멸과 미움을 어떻게 피할 수 있는지에 대해 역설하며, 다음 두 가지 사항을 지킬 것을 권고한다. 첫째, 군주는 시민들의 재산과 부녀자를 강탈해서는 안된다. 둘째, 어떤 자를 처형하고자 하는 경우에도 적절한 명분과 명백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신민들 사이에 발생한 사적인 분쟁에 대해 자신이 내린 결정을 번복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변덕스럽고 경솔하며, 소심하며, 우유분단함은 군주가 경멸을 당할 수 있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제25장에서는 운명이 인간사에 미친 영향과 운명에 대한 인간의 대처 방법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마키아벨리에게 운명은 인간 활동에 절반에는 작용하며, 나머지 반은 인간의 자유의지에 의해 기능한다. , 전적으로 운명에 의존하던 군주는 자신의 운이 다했을 때 몰락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군주가 자신의 행동 방식을 시대 정신에 맞출 때는 성공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실패한다고 말한다. 결론적으로 인간과 운명의 관계는, 운명이 인간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그 관계는 고정된 관계가 아니며 인간의 적극적인 의지표명을 통해 항상 변화될 수 있는 유동적인 관계이며,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적극적인 의지를 통해 운명에 저항한다는 것인데, 이는 확실히 당시 지배적이었던 신 중심의 중세적 사고 체계에서 벗어난 점을 보여준다.

위의 내용을 종합해보면, 마키아벨리의『군주론』은 선악이 중요하지 않다. 그저 지금 군주의 이 행동이 권력의 지속과 확장을 가져올 수 있느냐 없느냐만 있을 뿐이다. 그렇기에 종교와 도덕에서 분리되어 정치의 독자적 영역을 추구하려고 했던 마키아벨리의 의도는 확실히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절대왕정이 막을 내린 지금, 과연 『군주론』은 어떤 함의를 갖고 있을지 의문이다. 『군주론』의 대부분의 내용들은 민주주의 체제에서 적용할 수 없으며, 민주주의를 얻기 전에 많은 독재 정권에서 활용한 측면이 많았다. 그래서 체제에 의해 억압 받았던 많은 이들이 독점적 권력구조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자유, 평등, 공정, 정의 등이 현대의 지배 담론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군주론』이 갖는 의의는 시대가 변함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갖고 있는 본성과 욕망을 명확히 직시하고 두루뭉실하지 않은 화법으로 현실을 마주하게 한다는 데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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